8 바울은 회당에 들어가서, 석 달 동안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강론하고 권면하면서, 담대하게 말하였다.
9 그러나 몇몇 사람은, 마음이 완고하게 되어서 믿으려 하지 않고, 온 회중 앞에서 이 ‘도’ 를 비난하므로, 바울은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데리고 나가서, 날마다 두란노 학당에서 강론하였다.
10 이런 일을 이태 동안 하였다.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모두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석 달 동안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강론하고 권면하고 담대하게 말한다. 이전 본문에서 성령께서 임재하신 일이 있고 난 이후 분명히 복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했을 것이다. 바울 이전에 이미 아볼로를 통해서 복음에 대한 씨앗이 뿌려졌었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통해 성령의 임재에 대해서 알려졌기 때문에 바울의 사역은 힘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하다시피 하나님 나라의 일은 구체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관련된 이야기 였을 것이다. 세례 요한의 회개의 세례를 뛰어 넘어 불과 성령의 세례- 곧 십자가에 연합한 삶을 담대히 선포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마음이 완고하므로 믿으려 하지 않고 이 ‘도’를 비난했다. 바울은 이전 고린도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그들을 떠난다. 그리고 제자들을 따로 데리고 나가 두란노 학당에서 강론한다. 회당에서 떠나는 장면은 점차 유대인 중심에서 이방인 중심으로 옮겨져갈 수밖에 없던 이유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일이 두 해 동안 이뤄지고,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유대 사람, 그리스 사람 할 것 없이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 여기에서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 꽤 광범위한 지역을 말하고 있는데, 이때 에베소에서 고린도교회를 향한 편지들이 쓰여졌고, 고린도교회를 재방문한 일까지도 포함되어져 있을 것이다. 아마 바울의 많은 동역자들이 이 지역을 두루 다니면서 선교에 동참했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고린도전서는 아시아의 교회들이 문안한다고 기록하는데, 분명 바울의 동역자들을 통해서 아시아 지역에 많은 교회가 세워졌음이 틀림없다.
2년동안 사도 바울은 그야말로 열정적으로 사역했고 복음의 열매들을 거두었다. 그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가장 풍성한 열매를 거둔 시간들이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서
11 하나님께서 바울의 손을 빌어서 비상한 기적들을 행하셨다.
12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이 몸에 지니고 있는 손수건이나 두르고 있는 앞치마를 그에게서 가져다가, 앓는 사람 위에 얹기만 해도 병이 물러가고, 악한 귀신이 쫓겨 나갔다.
바울이 뛰어난 가르침을 통해서 이론적 기독교만 전한것은 아니었다. 하나님은 바울의 손을 통해 비상한 기적들을 행하신다. 이것은 말씀 사역과 결코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바울은 하나님의 일을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설명했고, 그 위대한 일을 설명하면서 하나님 나라, 그 도 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하나님의 통치가 실재적으로 임하고 있고, 일하고 계신다는 증거들이 따라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실재적인 기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누가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이 기적의 주체가 결코 바울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강조하며 보여준다. 바울이 ‘천막’ 가죽을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그의 삶과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었던 손수건, 앞치마들이 기적의 도구로 사용되는데 그럼에도 그것은 그가 앞서 말한 하나님 나라, 하나님의 일,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 속에 ‘사용’된 것 뿐임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마술과 같은 형식의 일들이라 할지라도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기적의 유효성은 달라진다. 하나님 나라 안에서 하나님의 유효한 통치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기적을 경험하고 일으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오히려 해를 입게 된다.
13 그런데 귀신 축출가로 행세하며 떠돌아다니는 몇몇 유대 사람조차도 “바울이 전파하는 예수를 힘입어서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다” 하고 말하면서, 악귀 들린 사람들에게 주 예수의 이름을 이용하여 귀신을 내쫓으려고 시도하였다.
14 스게와라는 유대인 제사장의 일곱 아들도 이런 일을 하였는데,
15 귀신이 그들에게 “나는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지만,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 하고 말하였다.
16 그리고서 악귀 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짓눌러 이기니, 그들은 몸에 상처를 입고서, 벗은 몸으로 그 집에서 도망하였다.
유대 사람들 중에도 귀신 축출가로 행세하며 떠돌아다니느 사람들이 있었다. 요세푸스에 의하면 귀신에 대항하는 기술을 솔로몬이 받았고, 귀신을 내쫓을 수 있는 방법들이 1세기 까지 존속되었다고 말한다. 당시의 관점에서 ‘이름’은 영적인 존재를 다룰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존재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소유와 제어의 권한을 획득하는 것으로 여겼다. 오늘 본문의 몇몇 유대 사람들도 바울이 전파하는 예수를 힘입어 명령한다고 말하는 것이 그 ‘이름의 능력’을 획득하려는 시도다.
그 예시로 스게와의 일곱아들이 등장하는데, 귀신들은 ‘예수’라는 이름, ‘바울’이라는 이름을 알지만, 그들의 ‘이름’을 모른다. 그럼에도 일곱 아들들을 제압해버린다. 다시 말해서 이름의 능력과 효력은 어떤 도구처럼 사용될 수 없다. 그것을 효력있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일], 그분의 나라와 통치 없이는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다.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 안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전적인 일하심이 일어나는 것만이 기적이 유효하게 나타나는 유일한 방식이다.
17 이 일이 에베소에 사는 모든 유대 사람과 그리스 사람에게 알려지니, 그들은 모두 두려워하고, 주 예수의 이름을 찬양하였다.
18 그리고 신도가 된 많은 사람이 와서, 자기들이 한 일을 자백하고 공개하였다.
19 또 마술을 부리던 많은 사람이 그들의 책을 모아서, 모든 사람 앞에서 불살랐다. 책값을 계산하여 보니, 은돈 오만 닢에 맞먹었다.
20 이렇게 하여 주님의 말씀이 능력 있게 퍼져 나가고, 점점 힘을 떨쳤다.
이 사건은 엄청난 반향을 만들어 낸다. 에베소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면서 도시적인 ‘회심’이 일어나게 된다.
마술을 부리던 사람들이 책을 모아서 사람들 앞에서 불사르는데, 책값이 은 오만이었다고 말한다. 은 오만은 137명이 하루도 쉬지 않고 1년동안 일해서 벌 수 있는 임금에 해당한다. 지금 우리나라 최저시급 기준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1년동안 일했을 때 137명의 임금은 대략 40억 정도이다.
지금으로도 엄청난 금액이지만, 당시의 상황과 환경을 고려할 때 도시의 경제를 흔들만한 엄청난 사건이었을 것이다. 이후에 등장하게 될 은장색 데메드리오의 반응과 연결이 될 텐데, 당시 에베소는 아르테미스 신전과 신상을 만들어 파는 산업이 매우 발달해 잇었다. 관광자원으로써 마술 도서들도 엄청난 인기였다. 그런데 도시 경제의 한 축이 완전히 무너져버렸으니 그 계열 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오늘의 사건은 단지 미신에서 사람들이 벗어났다는 수준이 아니다. 분명 복음이 도시를 뒤흔들만한 엄청난 힘이 있음이 증명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지금 바울이 전한 복음, 하나님의 일하심은 개인적인 기적을 넘어 지역에 확산될 뿐만 아니라 도시의 산업과 구조를 뒤흔들만한 엄청난 능력이 있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복음은 분명히 힘이 있다. 참된 부흥을 경험할 때 말씀에 대한 깊은 관심과 기도의 열기, 구령의 열정이 높아지고 기적적인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도시의 환경과 미래가 변화되는 사회적 회심을 역사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큰 일, 그 복음의 위력은 유효하다. 단지 스게와의 일곱 아들들 처럼 ‘이름’만 가지고 있을 때 아무런 효력없이 오히려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오늘 우리의 교회 속에서 복음의 위대한 능력이 다시 재 확인 되기를 간절히 바랐으면 좋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의 ‘이름’만 부르는게 아니라,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기를 구하자. 그때 다시금 반드시 부흥이 임하게 될 것이다. 그 은혜를 구하며 묵상의 자리로 나아가자.